예전에 슬픈 일이 있어서 이불 위에서 엉엉 울고 있었어요. 그때 몽쉘이가 조용히 와 제 무릎에 몸을 힘껏 기대더라고요. 그 온기와 따뜻한 감촉이 순간 너무 위로가 되었어요.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자주 가는 서점에서 고양이 그리기 이벤트가 있었거든요. 그날의 기억을 포스트잇에 그렸는데 제가 뽑혀버렸고, 무려 백희나 작가님의 원화를 소장하게 되었답니다. 몽쉘이는 정말.. 대단해요!!👍👍👍

🤗동물을 돌보는 사람은 마음이 너그러우신 것 같아요. 저 혼자 그리는 작업은 오랜 시간 해 온 거라 익숙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림 그리기 기술을 알려드리는 일에는 미숙한 점이 많거든요. 그래도 사랑스러운 반려견, 반려묘, 혹은 친구의 동물을 재미있게 그려가시는 모습을 보며 제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수강생분이 몽쉘이를 그려주셨어요! 제가 다른 분의 반려동물을 그리는 건 백 번도 넘지만 누군가 저의 몽쉘이를 그려준 건 처음이라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책상 앞에 붙여놨어요!

저는 어떤 영화를 볼지 선택할 때 감독을 따라가는 편이고, 어떤 책이 좋으면 저자의 다른 책들을 몰아봐요. 창작물을 보면서 창작자가 가진 취향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알아가는 게 재밌고요. 저는 아마도 창작물과 창작자 사이의 거리가 좁을수록 흥미로워하는 것 같아요. 이런 점을 보면 저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가 봐요. 어쩌면 그가 만들어내는 세계보다는 '그 사람 자체'를 알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꼭 예술 계통이 아니라 어떤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다면, 그 맛을 즐기기보단 이 김치찌개를 만든 사람은 누구이고, 어떤 과정으로 요리하는지, 재료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너무 궁금해요. 당연히 요리 또한 예술이고, 그런 면에서 저는 모든 일이 예술이라 생각해요.

제가 그림을 계속 그린다면, 그림에 저의 삶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깨달았어요. 그림을 보시는 분들이 다들 느끼시더라고요. 세상에 어떤 걸 만들어 내보인다면 기왕 할 거 오래오래 따뜻할 수 있는 것을 남기자고 다짐합니다.

그림에는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고 믿어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면 사랑스럽고, 슬픈 마음으로 그리면 슬픔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동물을 그릴 때는 최대한 이름을 부르며 그려요. 행사장에서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다 보면, 다른 방문객들을 응대하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15분에서 20분 내로 동물들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해야 하거든요. 그럴 땐 미리 받아 둔 동물들의 이름을 되뇌이면서 그린답니다. 이름을 들으면 이 아이들이 얼마나 예쁨 받을지 저절로 상상이 되어서 그림에도 '그 사랑받음'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만화영화 '영심이'에서 동생 순심이를 닮아 지어진 학창 시절 별명이에요. 저는 순심이라는 발음이 순박하고 편하게 느껴지는 게 마음에 들더라고요. ‘순수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자’라는 뜻을 만들어주고 나니, 더 애착이 생겼어요. 저희 고양이 이름이 순심이인 줄 아는 분들도 많으시고, "우리 집 강아지 혹은 고양이 이름도 순심이에요!"라고 반가워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작가 생활을 하며 알게 된 지인들은 저를 "순심아, 순심아"하고 불러요. 점점 더 본명보다 순심으로 불리는 것이 익숙해지는데, 저는 제 본명도 좋아해서 본명으로도 많이 불리고 싶고,,, 욕심쟁이네요.😙

북 페어, 일러스트 페어, 원화 전시 등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계획돼 있어요, 내향인에겐 꽤나 하드한 일정이지요. 그중 하나를 소개해 드릴게요! 작년에 1인 출판사 <블루토마토즈>를 등록하고 언젠가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출전합니다! 고양이를 그린 <The little cat>과 강아지를 그린 <The little dog>이라는 작은 그림책도 가져갈 예정이오니 책과 동물, 그림을 좋아하신다면 도서전을 꼭 찾아주세요. 2025년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립니다!

몽쉘아 사랑한다. 내 맘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