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옥상 창문 너머 학대견과의 첫만남 2. 우쥬 라이크 썸띵 투 드링크? 안녕, 꼬집이들! 이번 주에도 돌아온 팬싸입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동물 이야기로 돌아왔어요. 최근 들어 이색적인 반려동물 친구들이 많이 나왔으니, 이제 다시 개 & 고양이 친구들의 근황도 들어 봐야 하지 않겠어요? BUT! 오늘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 제목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눈물 장전하고 읽어야 하는 이야기랍니다. 혹시 지금 몰래 월루를 하며 읽고 있다면 잠시 화장실에서 읽고 오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회사에서 갑자기 모니터 보면서 주륵... 눈물 흘리면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럼 오늘의 주인공, 곰이를 만나러 가 볼까요? 옆집 옥상의 그 개를 처음 본 날 곰이는 현재 반려인 정지혜 씨와 함께 울산에 살고 있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믹스견으로, 올해 3살이 된 남자아이랍니다. 지혜 씨와 곰이가 서로 알게 된 건 지난 2018년 크리스마스 이브였다고 해요. 당시 미용실에서 근무중이었던 지혜 씨는 미용실 건너편 가정집 옥상에서 어린 백구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영하의 기온에 눈까지 내리고 있었지만 백구는 잠시 들어가 쉴 수 있는 개집 하나 없이 그저 혼자 벌벌 떨고 있었죠. 옥상 위에서 발견된 어린 백구 사실 이 가정집은 동네에서 나름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이 집에 살던 할아버지는 어디선가 항상 어린 백구들을 데려와 옥상에 방치하다가, 어느 정도 몸집이 커지면 개장수에게 팔아버리곤 했죠. 몇 번이나 같은 모습을 목격했던 지혜 씨는 이날 아이를 발견하자마자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고 합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죠🤬 당시 지혜 씨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그저 아이의 사진을 찍어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는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관심을 받기는 쉽지 않았죠. 지혜 씨는 이번에도 아이를 구해주지 못할 것 같다는 죄책감과 무력감에 시달렸습니다. 그저 매일 밥도 물도 먹지 못하고 고통받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창문 너머로 습식 사료와 간식을 던져주곤 했죠.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간식을 문 채 지혜 씨와 눈이 마주친 곰이 지혜 씨는 아직도 2019년 2월 4일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해요. 설날을 하루 앞둔 날이었고, 비가 무시무시하게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지혜 씨는 어김없이 아이를 위한 간식과 사료를 사들고 출근했습니다. 매일 하던 대로 창문을 열고 옥상을 확인했죠. 그런데 그때, 지혜 씨는 때마침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던 아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고 해요. 비가 그렇게 오는데도 피하지 못하고 쫄딱 맞은 채 벌벌 떨면서 지혜 씨 쪽을 빤히 쳐다보는 개의 모습에 지혜 씨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흘렸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먹을 것을 주고 있다는 걸 인식하고 계속 기다린 건지, 그저 우연이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지만 당시 그 모습에 지혜 씨는 다시 한번 이 아이의 이야기를 알리고자 결심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혜 씨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사진과 이야기를 담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널리 퍼져나가며 구조를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난 거죠. 예상 밖의 큰 관심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지만 기왕 시작한 일, 아이에게 꼭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지혜 씨는 더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아이의 주인인 할아버지가 ‘내가 잘 돌보고 있는데 왜 난리냐’며 욕설을 해도 그저 아이만을 생각하며 참고 견뎠죠. 그야말로 안하무인인 할아버지의 태도에 모두 혀를 내두를 때, 지혜 씨는 한 동물 단체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단체 사람들과 함께 찾아갔을 때도 만취한 상태로 소리를 지르며 ‘저 개는 내 개’라고 주장하던 그 모습을 지혜 씨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하네요. 하지만 자신의 학대 사실이 이미 인터넷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할아버지는 갑자기 태도를 바꿨습니다. ‘이런 더러운 세상이 다 있냐’며 개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죠. 지혜 씨는 다시금 구조를 결심한 지 약 4일만인 2019년 2월 7일, 드디어 곰이를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임시보호 종료, 영구보호 시작! 구조된 백구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지혜 씨가 창 너머로 종종 먹을 것을 챙겨주기는 했지만 잘 먹지 못해 바짝 말라 있었고, 관리가 되지 않아 몸도 더러웠죠.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을 보고 두려움에 오줌을 쌀 만큼 겁에 질려 있었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학대가 있었는지, 백구는 머리 위로 손만 가져다 대면 눈을 질끈 감고 벌벌 떨곤 했습니다. 겁에 질린 모습의 백구, 곰이 당시까지만 해도 지혜 씨는 백구를 자신이 스스로 키울 생각은 없었다고 해요. 원래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기도 했고, 개를 키워본 적이 없어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저 잘 보호하고 있다가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 집으로 보낼 생각이었답니다. 지혜 씨는 백구에게 ‘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틈만 나면 그 이름을 불러주며 자신에게 마음을 열기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고 해요. 처음에는 다리 사이로 꼬리를 말아 넣고 벌벌 떨거나, 누워서 우울해하기만 하던 곰이에게도 점점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혜 씨에게 점점 마음을 여는 게 느껴졌죠. 더불어 입양 문의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무산되었지만 말이죠. 그런데 입양이 무산되었다는 사실에 지혜 씨는 어느덧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해요. 심지어 또 입양 문의가 오면 이 아이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답니다 옥상 생활 탈출, 금수저 등극! 결국 지혜 씨는 자신이 곰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그간 곰이의 사연을 널리 퍼뜨려 주신 분들께도 이 근황을 전했죠. 지혜 씨는 자신이 곰이를 키울 만큼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사랑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진솔한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물론 댓글창도 지혜 씨를 응원하는 말들로 가득했다고 해요. 그 댓글을 하나씩 울며 가슴에 꼭꼭 새긴 지혜 씨는 정말 당시의 약속을 지키며, 지금도 곰이를 사랑으로 기르고 있답니다!
귀여운 입질이 맺어준 인연 우리 곰이는 지혜 씨에게 입양이 된 후,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답니다. 지혜 씨가 운영하던 미용실의 영업이사직을 맡을 정도로 사회성이 좋은 곰이에게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죠. 바로 입질이었습니다. 마구 으르렁! 거리는 입질은 아니고요. 그냥 자신은 평소처럼 귀엽게 앙! 하고 보호자를 물 뿐인데 보호자는 아파하는... 그런 거 있잖아요! 결국 전문가의 도움으로 곰이는 보다 점잖아질 수 있었답니다. 영업이사님의 멋진 프로필 사진! 그런데 이 방송을 통해 해피엔딩을 맞은 것은 곰이 뿐만이 아니었으니! 바로... 곰이에게 아빠가 생겼다고 해요! 방송을 보고 지혜 씨의 모습에 반한 남성분께서 지인을 통해 소개팅을 요청하셨고, 여차저차 잘 진행이 되어 결혼까지 이어진 거죠😍 원래 결혼 생각을 접고 살던 지혜 씨는 ‘내가 30대 후반에 반려견 입질 덕분에 결혼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스스로도 놀랍다는 말을 남겼답니다. 다행스럽게도 곰이와 아빠는 서로를 금세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너무나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대요! 결혼 후 지혜 씨는 미용실을 접고 울산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요.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되니 생각보다 하루가 무료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 곰이 알고 싶다’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컴맹에 가까운데다 영상 작업이라고는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지만, 곰이와 가족들의 일상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요. 앞으로 무한한 발전이 기대되는 채널이랍니다! 왼쪽부터 설채현 수의사, 지혜 씨, 곰이, 그리고 미용실 직원들! 평화롭게 산책하다 경찰 신고당한 썰 하지만 곰이가 대형견이라서 그런지,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도 물론 있답니다. 아파트에서 큰 개를 기르다 보니, 주민들의 눈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 모양이에요. 예전에는 한 주민이 산책하는 곰이를 보고 ‘혐오스럽다’며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답니다😫 신고의 이유는 ‘그냥 덩치가 너무 커서 무섭고, 입마개를 안 했다는 것도 맘에 안 든다’ 였답니다. 진도믹스견은 입마개 필수 견종도 아닌데 말이죠! (TMI 사실 농림부에서 지정한 입마개 필수 견종 그 자체에도 문제가 있어요.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
다행스럽게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분이었다고 해요. 신고자를 잘 달랜 후 집으로 돌려보내 주었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지는 않잖아요. 그날 지혜 씨는 곰이를 안고 펑펑 울며 ‘한국에서 이런 취급을 받게 할 바에야 너를 미국으로 보내는 게 나았을 지도 몰라’라는 생각까지 했답니다. 이 사건 외에도 ‘왜 그런 개를 묶어서 키우지 않고 데리고 다니냐’ ‘너무 무섭게 생겼다’ 등 혐오 발언을 종종 접한답니다.
하지만 품종이 어떻든 간에, 덩치가 크든 작든간에 모두 똑같은 개죠. 지혜 씨는 곰이를 기르며 진도믹스견에 대한 사람들 인식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고 해요. 앞으로도 진도믹스견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 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바꿔 나가는 게 목표랍니다. 우리 꼬집이들도 곰이와 다른 진도믹스견 친구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곰이에게💌 어떤 조건도 편견도 없이 항상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내 곁에서 항상 든든하게 위로해 주는 사랑스런 내 강아지, 곰이야. 너라는 순수하고 사랑스런 생명체를 알게 된 게 얼마나 내 삶의 행운인지 몰라. 가끔은 나와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는 너를 생각하며 이별이 너무 빨리 오진 않을까 겁이 나고 두렵기도 해. 하지만 우리 함께 하는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며 후회 없이 사랑하자. 훗날 우리가 헤어질땐 행복했던 기억만 많은 그런 추억만 가져가자!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은 모두 잊고 착하고 밝게 자라줘서 고마워. 내 강아지라 고맙고 나에게 많은 사랑 줘서 고마워.
사랑한다, 우리 곰이❤ 💌엄마가!💌 창문 너머로 마음을 나누다가 이제는 가족이 된 지혜 씨와 곰이의 이야기, 너무나 감동적이죠? 추운 겨울 싸늘하게 얼어버렸을지도 모를(?) 꼬집이들의 마음이 다시금 훈훈해졌기를 바랍니다. 그럼 울 곰이네 가족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팬싸는 또 다음 주에 찾아올게요! 안뇽! 오늘의 추천 음료는 모과차!🍵 모과는 소화 촉진 기능이 있어서 속이 더부룩할 때 마셔도 좋고, 기관지에 좋기 때문에 살짝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셔도 좋답니다. 꿀을 살짝 타서 달달하게 마시면 어느새 피로도 싹! 겨울철에 마시기 딱 좋은 음료죠. 오늘 만나본 지혜 씨와 곰이의 이야기, 어땠나요? 지혜 씨의 용기가 곰이의 견생을 완전히 바꾸어 놨죠. 곰이 역시 적절한 입질(?)로 지혜 씨의 인생에 변화를 만들어 주기도 했고요. 세상에 이런 인연이 또 있나 싶을 정도로 둘은 찰떡궁합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의 이야기에 감동받은 꼬집이들은 사랑방에 놀러와 감상평을 남겨주세요. 랜선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함께 이야기 나누도록 해요. 그럼 안뇽! 뉴스레터 <꼬순다방> 의 저작권은 (주)동그람이에 있습니다. 해당 뉴스레터의 내용을 무단으로 복제, 도용, 2차 가공하는 행위를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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